✉️ 벌써 세 번째 편지를 보내드리네요. 어느덧 이 짧은 편지를 쓰는 것이 저의 중요한 루틴이 되었답니다. 정신건강 주제에 관심이 있으신 독자분들, 또 디스턴싱 서비스를 사용해주시는 유저분들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어서 기분이 남다른 요즘이에요. 님께도 이 뉴스레터가 매주 기다려지는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겠지만요!
지난 레터에서 책 출간을 준비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이번 주에도 여러 출판사들과 미팅을 가졌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저희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어떤 방식으로든 책을 출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책간을 위해 원고 작업을 준비하다 느낀 건데, 디스턴싱 명제들에 대해서 저에게 질문을 남겨주셨던 것들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더군요. 설명이 빈약했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기도 하고, 구체적인 사례에 명제가 적용된 질문들이 좋은 예시가 되기도 하고요. 어쩌면 출간될 이 책은 제가 만들어 놓은 뼈대 위에서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책의 서문에서 여러분께 꼭 감사 인사를 전해야 할 것 같아요.
명제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질문을 보내주세요. 순차적이겠지만, 꼼꼼하게 읽어보고 답변을 보내드리도록 할게요. 디스턴싱의 더 좋은 '개념서'가 완성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거랍니다.
아, 지난 주에 저는 짧은 여행도 다녀왔어요. 책을 위한 원고 초안은 준비가 끝났고, 앱 서비스의 치료 프로그램도 기획 작업이 마무리되어 잠깐의 시간이 생겼었죠. 잠시 일상과 거리를 두고, 미뤄왔던 주제들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고 돌아왔답니다. 제게는 늘 이런 여행이 중요한 통찰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곤 했는데요. 이번 여행도 그런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편지는 이만 줄일게요. 이번 한 주도 편안한 날들이 되시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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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턴싱(Distancing)이라는 명칭은 인지행동치료의 창시자인 Aaron T. Beck 박사가 치료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원리를 '셀프 디스턴싱(self-distancing)'이라고 부른 것에서 착안하여 만들어졌답니다.
셀프 디스턴싱은 거리를 두고 스스로를 바라보며 자신의 생각을 남의 생각보듯 관찰해 보는 것을 뜻해요. Beck은 그의 저서 ⌜Cognitive Therapy of Depression⌟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예로 들어 설명했어요.
- 이러한 결론의 증거는 무엇인가?
- 달리 설명할 수는 없을까?
- 과연 손실이 심각한가?
- 이게 실제로 얼마나 내 인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인가?
- 낯선 사람이 나를 나쁘게 본다 해서 과연 내게 해가 되는가?
- 내가 좀 더 자기주장을 하게 된다면 그때 내가 잃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여요.
"이와 같은 자문이 없으면, 우울한 사람은 고정화된 자동적 사고패턴에 단단히 묶이게 된다. 이것은 우리가 '생각하지 않는 사고'라고 부를 수 있는 현상이다."
생각과 거리를 두고, 자신의 생각에 대한 생각을 해 보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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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언젠가 Beck은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들었어요.
"최근에는 치료를 위해 보다 행동을 중시하는 다른 접근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Beck은 다음과 같이 답해요.
"행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행동 변화가 아닙니다. 물론 행동함으로써 호르몬 균형이 달라지고 삶의 활력이 생기며 추진력을 얻겠지만, 더 중요한 게 있어요. 그건 바로 행동함으로써 마음속에 떠오르는 자신의 생각이 때론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가슴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결국 생각도, 행동도, 모두 '생각은 생각일 뿐, 나 자신이 아니다'라는 것을 확인해 나가기 위해 존재한다는 뜻이었죠. 물론 Beck은 그 방법으로 생각을 논박하고 보다 합리적으로 대안적 사고를 만드는 것을 제안했고, 그로 인해 인지치료의 핵심이 '더 나은 생각을 가지는 것'처럼 오해를 받기도 했어요. 하지만 사실 궁극적인 원리는 그곳에 있진 않답니다. 아주 미묘한 차이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건 생각의 내용을 더 잘 바꾸는 게 아니라, 생각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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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턴싱에서 진행하는 생각에 대한 활동이나 행동에 대한 활동은 모두 그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을 돕기 위해 설계되었답니다. 결국에는 그 과정을 스스로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고요.
언젠가 디스턴싱의 한 유저분께서 이런 말을 해 주신 적이 있어요.
"이번에 욱하고 반응할 뻔한 일이 있었는데요. 그때 머릿속에 코치 선생님이 옆에서 물어보는 것처럼 질문들이 떠오르더라고요. 아주 찰나의 느낌이었지만, 그 덕분에 제가 거리를 두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어요. 신기한 경험이었답니다."
Beck이 자신의 위대한 발견을 왜 '셀프' 디스턴싱이라고 했는지 조금 이해가 되시나요?
코치와의 타문자답에서, 의식 속에서의 자문자답으로. 이 변화를 체화하는 게 디스턴싱의 핵심적인 목표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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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의 긍정적인 효과
트라우마가 개인의 성장과 발전의 자양분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1980년대 중반, Tedeschi와 Calhoun은 트라우마 사건을 기점으로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 케이스를 발견하고, '외상 후 성장'이란 개념을 창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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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리듬과 정신건강의 관계는?
우리 몸은 빛의 노출에 따라 약 24시간의 주기에 걸쳐 호르몬 분비가 달라져요. 이것이 수면, 식사, 혈압, 체온 조절 등 거의 모든 활동에 영향을 주죠. 그런데 이 생체리듬, 기분장애나 우울장애 등 다양한 정신적 문제와도 깊은 관계가 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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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상징적인 효과를 지닌다
생각은 우리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상상의 세상을 만들어요. 과거가 지금의 우울이 되기도 하고, 먼 미래의 사건이 지금의 불안이 되기도 해요. 생각과 다시 관계 맺는 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랍니다. 먼저, 간단한 사고 실험을 해 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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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흡 명상 훈련을 하다보면, 호흡에 집중하는 게 자꾸만 회피처럼 느껴져요. 제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요? (다른 채널을 통해 익명으로 주신 질문이에요!)
✍🏻 안녕하세요! 좋은 질문을 주셨네요.
많은 경우에 명상 훈련은 '회피'가 되기도 해요. 마음속에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피하고자 호흡 명상 시간을 찾게 되는 거죠. 마음속에 떠오른 것들을 없애고, 통제하고, 제거하기 위해 호흡에 집중하게 되고, 그 결과 명상은 목적과 다르게 흘러가게 돼요.
조금 더 나은 경우는 명상이 '주의력 훈련'이 되는 거예요. 호흡이라는 하나의 초점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는 거죠. 이것은 분명 큰 효과가 있어요. 생각이 이리저리 방황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며 하나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도 합니다. 이는 마음챙김에서 요구되는 중요한 능력이기도 하죠.
하지만 보다 궁극적인 의미에서 명상은 단순한 주의력 훈련이 아니에요. 그 모든 심리적 사건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랍니다.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제거하거나, 통제하거나, 대체하려고 하지 않고,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능력을 함양하는 거예요. 오히려 기꺼이 경험할 수 있다는 걸, 그리고 그렇게 했을 때 괴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걸 이해하는 과정이랍니다. 이게 바로 생각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자, 마음을 치유한다고 알려진 그 모든 기법들의 공통된 원리예요.
그럼에도 호흡 자체에 집중하는 게 가장 중요할 때도 있어요. 마음이 반추라는 과정에 본격적으로 돌입했을 때예요. 반추는 자기파괴적인 악순환을 아주 빠르게 만들어냅니다. 그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기란 쉽지 않아요. 이럴 때엔 보다 분명한 초점을 두고,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며 생각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올 필요가 있어요. 이때 호흡은 중요한 닻이 되기도 한답니다.
결국 회피가 아닌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되려면, 마음이 작동하는 원리를 잘 이해한 상태에서 각각의 실천법들을 적용하는 게 중요해요. 디스턴싱 명제들도 그 과정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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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턴싱 개념, 레터에서 다룬 주제와 관련된 질문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모든 질문에 답변드리진 못하는 점 미리 양해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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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턴싱에서 만들고 있는 디지털 인지치료 프로그램, 디스턴싱 앱도 조금씩 더 발전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나의 생각을 기꺼이 경험하며 수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활동지와 기록지를 업데이트 했답니다. 지금 바로 체험해 보세요!
- 생각기록지에 상황, 감정, 신체 반응, 행동을 더 세분화하여 기록할 수 있게 되었어요. 기록을 바탕으로 나의 경험을 더 적극적으로 관찰할 수 있을 거예요.
- 몸의 감각에 집중하는 <바디스캔 명상>, 기록된 생각을 기꺼이 경험하는 <기꺼이 경험하기 명상>이 추가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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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레터는 여기까지 준비했어요.
다음에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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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헬스distancing@orwellhealth.org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191, 807호수신거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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