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디스턴싱 팀의 리더 홍승주예요. 오랜만에 제가 직접 소식을 전합니다. 날이 제법 쌀쌀해진 것을 보니 이제 곧 겨울이 찾아올 것만 같아요. 아마 이번주가 가을이라고 부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가을과 겨울을 참 좋아하는데요. 두꺼운 옷들, 폐 끝까지 타고 들어가는 차가운 공기, 눈에 보이는 입김들. 모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에요. 또 다른 이유도 있는데요. 언젠가 누군가 겨울이 왜 좋냐고 물어보는 질문에 "여름에는 인간들이 모두 제 잘난 줄 알고 삼삼오오 밤 늦게까지 돌아다니다가, 겨울이 되면 조용히 움츠러들어서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들이 좋다"라고 이야기했던 적이 있어요.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보이는 답변이지만, 저는 겨울잠을 자는 것처럼 안락하고 고즈넉한 시기가 매년 찾아온다는 게 참 좋답니다.
그런데 이 계절을 싫어하는 분들도 많답니다. 이 가을과 겨울은 우울증의 계절이기 때문이에요. 괜히 기분이 멜랑꼴리해지고, 쓸쓸하고, 다 덧없이 느껴지기도 하죠. 실제 계절성 우울증이라는 질환이 있기도 한데요. 그래서 오늘은 가을 특집으로 준비했어요. 부디 다가올 계절을 보다 평온하게 보내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s. 아차, 앞으로 제가 직접 컨텐츠를 작성할 때가 많을 거예요. 디스턴싱 명제 책 출간을 작업하면서 많은 자료들이 쌓였고, 그런 자료들을 정리하여 공유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컨텐츠들이 나름대로 시리즈가 있고, 또 위계가 있다 보니, 그것을 이 뉴스레터 플랫폼에 공유하는 게 적합한지 고민을 하고 있어요. 어쩌면 조금 더 아카이빙이 잘 되는 곳으로 옮겨갈 수도 있을 텐데요. 이사를 하게 되면 제가 별도로 공유하도록 할게요. 함께 이사와주실 거라고 믿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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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가을∙겨울이 좋나요, 아니면 봄∙여름이 좋나요? 일단 우울증은 가을∙겨울을 좋아하는 게 확실합니다. 가을과 겨울에 우울증이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연말이 다가오고, 일 년을 마무리 하는 시간을 가지고, 또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송년회를 하기도 합니다. 거리에 울려퍼지는 크리스마스 캐롤은 즐겁지만, 또 한편으로는 마냥 아름답게만 들리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어딘가 모르게 쓸쓸한 구석이 있죠. 이건 나의 탓이 아닙니다. 이 멜랑콜리함 뒤에는 나름의 생물학적, 그리고 심리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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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중에는 계절성 정동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라는 질환이 있어요. 쉬운 말로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하는데요. 이 계절성 우울증은 1년 중 특정 시기에 발현되고, 그 시기가 지나면 사라지곤 해요. 특히 가을과 겨울에 잘 발생한답니다.
계절성 우울증이 발생하는 주된 원인은 가을과 겨울에는 일조량이 줄어들기 때문이에요. 빛을 쬐는 것과 관련하여 생체시계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그 결과 멜라토닌과 세로토닌 분비 체계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활동량도 줄어들기 때문에 더더욱이 햇빛을 쬘 기회가 줄어들곤 합니다.
"에이, 뭐 그런 걸로 우울증에 걸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요. 문제는 이 계절성 우울증에서 '광선 치료', 즉 빛을 쬐는 치료가 항우울제만큼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에요. 광선 치료는 'Light Boxes'라고 하는 공간에 들어가 일정한 세기의 빛을 쬐는 치료를 말하는데요. 이 치료는 생체시계를 회복시켜 호르몬 레벨을 안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잘 진행된 임상 연구에 따르면, 체계적으로 진행된 광선 치료는 항우울제만큼이나 효과가 있었답니다.
자, 그러면 우선 첫 번째 행동 지침이 나올 수 있겠네요: "춥다고 방안에만 있지 말고 의식적으로 외부 활동을 이어나가며, 햇빛을 쬐고 계절을 느끼기." 이 지침은 단순히 일조량을 늘린다는 것 외에도 활동 수준을 높임으로써 우울증을 치료하는 행동활성화의 전제와도 잘 맞닿아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분에 따라 행동하지 말고, 계획에 따라 행동하고 기분이 따라오도록 만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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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겨울에 우울감이 증가하는 데에는 심리적인 요인도 큰 영향을 미친답니다. 실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개념화를 가지고 있어요. "나는 겨울이 오면 항상 우울해져.", "나는 가을을 타는 사람이야." 실제 디스턴싱에서 이런 자동적 사고를 보고한 분도 있었답니다. "저는 가을이 되면 너무 우울해져요. 이제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올 것 같아요. 이번 겨울은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런, 개념화된 생각 때문에 우울해지고 있네요. 어쩌면 원인은 계절이 아니라 나의 생각일 수도 있겠어요.
사소한 표현 같지만 이러한 생각들은 하나의 개념화로 작용하여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구속해요. "나는 겨울만 되면 우울한 사람이야"라는 생각은 그 시기에 마주하는 여러 일들에 대해 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만들어요. 안 우울해할 법한 일도, 지나가는 친구의 의미없는 말 한 마디도 괜히 거슬리게 느껴지죠.
물론 계절에 따라 생체시계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기분과 감정이 영향 받을 수 있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 세상에 "겨울이 되면 무조건 우울한 사람" 같은 건 없답니다. 같은 시기도 내가 어떻게 상황을 바라보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볼 수 있어요. 개념화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면, 이 시기 동안 모든 것들이 우울하게 느껴지고, 의미없게 보이고, 또 모든 게 마지막인 것처럼 느껴질 텐데요. 그럴 때마다 그러한 생각들은 모두 마음속에 떠오를 수 있는 하나의 심리적 사건에 불과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나는 그럼에도 그와 맞지 않게 행동할 자유 또한 지니고 있다'는 생각을 믿으며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해나가는 게 중요해요.
마음속 심리적 사건들이 떠오르고 지나가는 것처럼,
계절 또한 찾아왔다 다시 지나갈 뿐이랍니다.
그 무엇도 한 곳에 머물며 우리 삶 전체를 구속하는 일은 없어요.
생각도, 계절도 마찬가지랍니다.
어떤 상황이든 삶의 자유는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걸 명심하세요!
* 기타 몇 가지 유용한 TIP 😎
1. 비타민D: 햇빛과 관련이 있다보니 일부 영양제 회사나 제약회사들이 비타민D가 우울증에 도움된다는 광고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비타민D가 계절성 우울증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는 거의 없으며, 그나마 진행된 작은 규모의 연구에서조차 긍정적인 효과는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답니다. 헛된 돈 쓰지 마셔요.
2. 성별: 계절성 우울증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고 해요. 여성분들이라면 '다가올 계절엔 나를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해볼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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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졀성 우울증 이해하기
계절성 우울증은 실제 존재하는 진단명이랍니다. 이 아티클에서는 계절성 우울증의 원인, 진단, 치료 방법, 예방법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거예요. 이전에 발행하였던 아티클인데요. 계절이 돌아와 다시 한번 공유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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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편향적이다
우리는 '부정 편향'을 지니고 있어요. 긍정적인 일보다는 부정적인 일의 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한다는 뜻이랍니다. 부정 편향은 우리로 하여금 끊임없이 미래를 걱정하도록 만들어 불안을 만들어내는데요. 불안으로 고생하고 계시다면 이 아티클이 도움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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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치를 찾는 게 어려워요. 가치가 없는 사람도 있을까요?
✍🏻 가치를 찾는 일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계시군요. 우선 저는 가치가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단지 현재의 우울감이 가치를 가렸거나,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것이지요. 언젠가 마음속 안개가 조금씩 걷히면 분명 가치가 더 또렷해질 거예요.
많은 분들이 가치를 찾을 때 '거창한 무언가'를 찾기 때문에 이를 어렵게 느끼기도 하는데요. 가치가 꼭 거창한 것일 필요는 없답니다. 가치는 내가 삶에서 무엇을 중시하느냐와 관련이 있는 것이지, 어떤 올바른 대답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이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어", "나는 봉사하는 사람이 될래", "나는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 이런 멋진 가치들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그냥 집에서 고양이와 율무차나 마시고 싶은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이상한 게 아니에요. 무리하지 않고, 여유를 즐기며, 욕심부리지 않으며 자족하는 삶 또한 멋진 일이랍니다.
다만 한 가지 확인해 보아야 할 부분은 있어요. 그 가치가 정말로 본인이 원하는 가치인지, 아니면 스스로의 핵심 믿음이나 남의 시선을 고려한 가치인지 확인하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위에서 예를 들었던 사람이 실은 마음속 깊은 곳에 자신은 무능하고 별 볼일 없다고 생각한다고 가정해 볼게요. 그리고 그저 집에 머무르며 지내고 싶은 건, 본인이 그런 삶을 정말로 원했기보다는 세상을 마주하는 일이 두렵고 힘들기 때문이에요. 회피하거나 굴복해버리는 것이죠.
이러한 '보상 전략'과 가치를 혼동하면 가치를 추구하고 있어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무언가 불만족스럽고,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답니다. 스스로 그런 마음이 들 때면 '내가 정말 이것을 원하는 게 맞을까?'라고 돌아보는 것도 좋아요.
다시 돌아와서, 가치를 찾는 일은 종종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도 하답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방법은 삶에서 다양한 경험들을 해 보는 것이에요. 새로운 경험, 새로운 관계, 새로운 시도. 사소한 것들이라도 다양하게 경험하다 보면 "아, 내가 이런 걸 할 때는 집중도 잘 되고 즐겁네"라고 생각되는 게 있을 거예요. 그 지점에서부터 '나는 이 활동의 어떤 면이 즐거운 걸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가치를 탐색해보면 된답니다.
가치가 없는 사람은 없어요. 질문주신 분의 마음속에도 어떤 소중한 가치가 비밀스럽게 자리잡고 있을 거랍니다. 그저 아직 만나지 못했을 뿐이에요. 언젠가는 삶의 여정 중 어느순간에 만날 수 있으리라 믿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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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질문에 답변드리진 못하는 점 미리 양해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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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레터는 여기까지 준비했어요.
다음에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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