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활용 가능한 옵션들을 모두 고려해 보세요.
디스턴싱은 디지털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으로 우울∙불안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주된 초점이 있어요. 저를 포함하여 정신과 선생님, 상담사 선생님 등 다양한 분들이 참여하여 프로그램을 만들고 개선하였지만, 그럼에도 디스턴싱이 세상의 그 모든 마음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랍니다. 때론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할 때도 많아요.
디스턴싱을 통해 일상에서 마주하는 심리적 어려움에 어떻게 대처할지 연습하는 동시에, 정신과 치료, 주기적인 운동(예: 헬스, 러닝 등)을 병행하는 분들도 많답니다. 심지어는 심리상담과 병행하는 분들도 많아요. 심리상담이 1~2주에 한 번씩 굵직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면, 디스턴싱에서는 매일매일 일상에서 마주하는 생각들을 다루는 식으로 접근하기도 해요.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나의 문제에 제일 적합한 방법을 찾아내면 된답니다. 디스턴싱에서는 ‘디스턴싱만으로’ 문제를 온전히 해결하기 힘들 때 이를 솔직하게 공유하고, 적절한 추가적인 옵션들을 권하고 병행할 것을 추천하고 있는데요. 이런 이야기를 해 보신 적이 없다면 코치 선생님과 이 문제에 대해 상의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2️⃣ 큰 문제라면, 조금 더 긴 호흡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당연한 이야기겠지요. 가벼운 주제라면 1~2주만 작업하여도 그 생각과 거리를 두는 일이 가능해요. 하지만 내 삶을 흔들 정도로 힘든 생각, 기억이라면 1~2주로는 턱도 없을 거예요. 최근 디스턴싱 연구진에게 보고된 사례로는 20주 동안은 큰 변화가 없다가, 이후부터 특정 노력들이 마음에 큰 변화를 가져와 이후 6주 동안 우울, 불안이 상당히 호전된 일이 있었어요. 지금은 아주 큰 변화를 만들고 계신 것 같고요. 중요한 건 20주 동안 지지부진한 것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다는 것이에요. 기록지도 꾸준히 쓰며 분리하기를 연습하고, 명상도 정말 꾸준히 진행했고요.
만약 말씀주신 생각이 중차대한 일이라면 ‘당장 내일 좋아지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언젠가 분명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는 생각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좋을 거예요. 그래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생각의 내용이 아닌, 생각과의 관계가 중요해요.
세 번째는 디스턴싱의 주된 주제에 대한 것인데요. 디스턴싱 명제에서도 누누이 강조하지만, 핵심은 내용이 아니라 관계랍니다. 생각을 개별 요소로 쪼개서 바라보는 것도, 기꺼이 경험해 보는 것도, 명상을 연습하는 것도, 핵심적인 믿음을 찾고, 그 믿음을 만든 경험을 정리하여 이해하는 것도, 모두 관계를 새롭게 맺기 위함이에요. 어떤 생각을 바꾸거나, 없애거나, 대체하려고 하지 않고, 그것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매달려 괴로워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선택을 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함이지요.
하지만 마음은 초조해질 때면 늘 이와 반대로 생각해요. “생각에서 벗어나기”, “나는 한심해”,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는 생각들을 불러일으키지요. 그 결과, 새롭게 관계 맺기는 더욱 멀어지고, 나는 더 생각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나는 더 한심해 보이며, 문제는 더 해결되지 않는다고 느껴져요. 결국 생각과 관계 맺는 일은 더욱 멀어지겠죠. 악순환이에요.
생각과 관계를 새로 맺는 일은 아예 의제 자체가 바뀌는 것이랍니다. 디스턴싱에서 작업을 할 땐 자신이 그 새로운 의제 속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여전히 과거의 의제 속에서 무언가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해요. 그 지점을 잘 포착하게 되면, 거기서부터 많은 것들이 변할 수 있답니다. 지금 나는 어느 의제 속에 있는지 잘 생각해 보세요.
지금은 답답하고 막막하다고 느끼시겠지만, 저는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믿어요. 저의 답변이 방향을 정리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