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
처음 인사를 드리네요. 저는 디스턴싱 팀의 리더 홍승주라고 해요. 앞으로 이 레터를 통해 매주 짧은 인사말을 보내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저는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디지털 인지치료 프로그램 '디스턴싱'을 만들고 있어요. 원래는 서울대학교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면허를 딴 의사였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신건강 정보와 유용한 도구를 제공하고 싶은 꿈이 있어서 병원 밖으로 나오게 되었답니다.
저와 저희 팀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저희가 만드는 서비스인 디스턴싱 프로그램에 집중했어요. 아직 전 세계에서 누구도 제대로 성공한 적 없는, 정말로 효과가 있고 모든 사람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였죠. 그 과정에서 큰 성장도 있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동안 우리가 너무 서비스를 만드는 것에만 신경을 쏟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의과대학에서 공부하던 시절, '질병'이 아닌 질병을 가진 '사람'을 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요. 전 그 말이 참 좋았어요. 정말로 그게 중요한 것 같았고, 제가 그렇게 했을 때 환자 분들도 제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거든요.
문득, 디스턴싱도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요즘엔 저희 서비스를 오래 이용해 주신 분들께 제가 직접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리고 대화를 나누고자 노력하고 있답니다. 디스턴싱을 연습할 때 어려운 점은 없는지, 꼭 디스턴싱이 아니더라도 제가 도울 일은 없는지 여쭤보았어요. 대화를 나누며 정말 많은 걸 배우게 되었어요. 서비스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어떤 생각으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더 열심히 전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죠. 뉴스레터를 시작하게 된 것도 그 이유이고요.
레터를 받아보시는 분들 중 저희 서비스를 이용해 보신 분도, 이용해 보지 않으신 분도 있을 거예요. 그와는 상관없이, 앞으로 저는 이 레터를 통해 님과 더 가깝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정신건강에 관심이 있다면 재밌고 유용하게 읽어보실 수 있도록, 열심히 한번 준비해 볼게요.
그리고 레터 곳곳에, 님의 의견을 보내주실 수 있는 채널이 있을 거예요. 저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든, 디스턴싱에 대한 궁금증이든, 레터에 대한 피드백이든, 모두모두 환영합니다! 언제든지 편하게 이용해 주시길 바라요.
짧게 쓰려고 했는데, 처음이라 그런지 하고 싶은 말이 많아 길어졌네요. 그럼, 첫 번째 편지는 이만 줄이겠습니다. 다음 편지에서 또 인사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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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턴싱의 핵심은 마음을 바라보는 의제 자체를 바꾸는 것이에요. 마음을 바꾸는 게 아니랍니다.
유명한 비유를 하나 소개해볼게요. 체스판을 상상해 보세요. 체스판 위에는 하얀 말과 검은 말이 있어요. 하얀 말은 내가 원하는 생각과 감정이에요. 소위 이야기하는 ‘좋은’ 것들이죠. 자신감, 긍정적인 생각 같은 것들이요. 반면 검은 말은 내가 원치 않는 생각과 감정이에요. 불안, 우울, 분노와 같은 ‘나쁜’ 것들이죠.
우리가 심리적인 괴로움과 싸우는 건 마치 이 체스판 위에서 체스를 두는 것과 같아요. 우선 우리가 이기고 싶은 쪽을 선택하죠. 물론 대부분 하얀 말을 선택해요. 가끔씩은 검은 말을 선택하여 삶 자체를 그만두고자 하는 경우도 있지만요. 하지만 대부분 하얀 말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게임을 시작하죠. 게임의 룰은 한 편이 다른 편을 이기는 것이에요. 하얀 말과 검은 말은 서로 죽을 때까지 싸웁니다. 잠시 게임에 참여해 볼까요? 눈을 감고 하얀 말이 된 자신을 상상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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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말이 되어 바라본 검은 말은 아주 크고 위협적으로 보여요. 나보다 더 크죠. 싸움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는 어떻게든 이 게임에서 이기려고 애쓰지만 좀처럼 쉽지 않아요. 실제 자신의 경험을 떠올려보세요. 불안, 우울, 분노, 부정적인 생각을 말끔히 지워낼 수 있었나요? 쉽지 않았을 거예요. 그래도 우린 싸웁니다. 계속 싸우죠. 하지만 우린 대부분 게임에서 지고 말아요. 아, 물론 이길 때도 있어요. 문제는 이긴 뒤에도 체스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죠. 또 싸워서 이겨야 해요. 삶의 투쟁은 끝이 없네요.
자, 이제 다시 눈을 감고 나의 위치를 옮겨볼게요.
이번에 나는 하얀 말이 아니라 체스판이에요. 판 위에는 하얀 말도, 검은 말도 있어요. 하지만 내가 말인 것은 아니랍니다. 나는 그 말들을 모두 품고 있을 뿐이죠. 나는 말보다 더 큰 존재예요. 이번에도 하얀 말과 검은 말은 정신없이 싸웁니다. 하지만 이건 나의 전쟁은 아니에요. 말들의 전쟁일 뿐이죠. 경기는 계속되겠지만, 판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 누가 이기든 지든 아무런 차이가 없어요. 나는 여전히 '판'으로서 모든 말을 볼 수 있고, 그것을 담을 수 있고, 또 접촉되어 있을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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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우리는 말이 아니라, 판의 관점에서 마음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해요. 개별적인 생각은 ‘나’가 아니랍니다. 생각은 마음속에 떠오르는 하나의 심리적 사건일 뿐이에요. 생각 때문에 괴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 지금 내가 말인지, 판인지 잘 생각해 보세요.
p.s. 아차, 한 가지 비밀을 알려드릴까요?
판이 되어 게임을 바라보면 이상하게 하얀 말이 용케도 게임을 참 잘한답니다. 훈수를 두면 오히려 게임을 못 하더라고요. 이런 게임엔 그냥 내가 참여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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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의 생각법
20세기 최고의 철학자 중 한 명인 비트겐슈타인. 그는 평생을 죽음에 대한 충동과 공포를 마주하며 살았어요. 하지만 그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남긴 유언은 "사람들한테 내 삶이 아주 멋졌다고 전해주세요"였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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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자기 연민'
자기 연민(self-compassion)은 정신치료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 기법 중 하나입니다.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지만, 자기 연민은 인생의 고통을 극복할 수 있게 돕는 강력한 심리적 자원으로 작용할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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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나'는 착각이다
우리는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고 믿습니다. 마치 삶의 주도권은 우리에게 있는 것 같죠. 하지만 적어도, 내면 그 자체만 바라본다면 이는 아주 큰 착각입니다. 생각은 그저 마음속에 나타날 뿐이기 때문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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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이 코너는요
아래에 있는 버튼을 꾹 눌러, 디스턴싱에 대해 평소 궁금하셨던 내용을 보내주세요.
많은 분들이 관심 있으실만한 질문을 골라, 다음 레터를 통해 홍승주 의사가 직접 답변을 보내드릴 거랍니다.
(혹시나 질문이 너무 많다면...) 모든 질문에 일일이 답변을 해드릴 순 없겠지만, 최대한 다양한 주제를 다뤄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 볼게요. 앞으로 이 코너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셔요,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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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학 기반의 멘탈 테라피, 디스턴싱 앱에 새로운 기능이 생겼어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서는 내 삶의 가치를 찾아 행동으로 직접 실천하는 연습이 추가되었답니다.
- 생각기록지에 부정적인 생각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생각도 기록할 수 있어요.
- 긍정적인 생각 기록을 바탕으로, 내가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찾아나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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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레터는 여기까지 준비했어요.
다음에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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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헬스distancing@orwellhealth.org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191, 807호수신거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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